독일 하이엔드 브랜드 중 부메스터는 꾸준한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다양한 디지털 대응을 중시하면서도 전통성과 기술력을 강조하는 요즘 같은 시기에 독일 브랜들 중 꾸준한 성장을 주도할 수 있다는 것은 이들만의 확고한 음향 철학과 기술력이 보장되고 있기 때문이며, 최근의 부메스터의 개발력과 신제품들을 살펴본다면 충분히 그들의 성장에 대한 신뢰는 보장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동사는 100% 핸드 메이드로 제품을 만들어 까다로운 품질 관리를 통해 최고급 브랜드의 이미지를 유지시켰고, 각 파트별 전문 영역을 두어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카오디오로도 영역을 넓혀 최고급 카 브랜드인 포르쉐와 부가티에도 그들의 오디오 시스템을 장착하는 등 점진적으로 모든 분야에서 하이엔드 오디오로서의 입지를 넓혀 가고 있다.

이런 고급 브랜드의 이미지는 그들의 모든 제품 컨셉에 고스란히 반영하였기 때문에 마치 독일의 벤츠, BMW 등 전통적인 자동차 브랜드처럼 자신만의 디자인을 유지하면서 꾸준히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부메스터를 떠올릴 때의 첫 느낌은 무엇일까?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마치 거울을 보는 듯한 미끈한 화려한 크롬 도금의 전면 패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조금의 오차도 없이 정밀하게 가공된 크롬 도금 패널은 손대기도 부담스러울 정도로 정갈하고 깨끗한 이미지다. 마치 고가의 장식품과도 같은 느낌, 일반적인 독일 제품들과는 달리 세련되게 잘 다듬어진 디자인으로 라인업 별로 차별화된 컨셉을 유지하고 있다.

‘Art for the ear’라는 부메스터의 기업 슬로건이 말해주듯이 모든 제품에는 그들의 사운드에 대한 집념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런 기업 슬로건의 원천은 무엇보다 창립자인 디터 부메스터(Dieter Burmester)의 집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공학도이기도 하지만 과거에 밴드의 기타 세션 연주자로 활동했고, 이 두 가지의 전문성은 마케팅적으로도 상당히 강조되어 있다. 그리하여 동사는 뮤지션과 공학도의 결합이라는, 그의 열정으로 탄생된 브랜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082 인티 앰프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동사의 라인업 중 클래식 라인업 제품으로, 앞서 출시한 032 인티 앰프의 컨셉에서 변화를 가져온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제품이 속해 있는 클래식 라인업은 레퍼런스 라인과 톱 라인의 이미지를 고스란히 담아낸 합리적인 제품들로 구축된 주력 기종들이라고 할 수 있다.

외관은 032의 디자인을 승화시킨 모습으로, 특유의 크롬 도급된 미러 타입의 전면 중앙 패널과 함께 디자인이 가미된 측면의 대형 히트싱크로 시선을 끈다. 한마디로 기계적인 질감과 현대적인 미적 감각이 한 몸에 담겨 있는 모습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부메스터의 대표적인 기술력 중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이들의 모든 앰프들에 반영한 X-테크놀로지의 채택이다. 이는 일반적인 A클래스 증폭과는 달리 신호 경로에 불필요한 요소들은 과감히 배제하고 출력소자의 성능을 최대한 끌어내어, 이를 통해 높은 S/N비의 유지와 자연스러운 사운드의 질적인 향상을 가져오고 있다.

또한, 신호 경로에 직류 저지용 커패시터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부메스터사가 자랑하는 DC-커플드 회로를 채용하여 드라이브단과 증폭단을 구성했다. 이로 인해 명료한 음질과 뛰어난 정위감을 구현, 하이엔드 앰프로서의 개성과 독자적인 기술력을 확립하고 있다. 이 모든 기술력의 원천은 단순히 하드웨어 설계의 개념이 아닌 부메스터만의 오랜 튜닝 기술과 사운드 노하우의 결실이라고 할 수 있다.

출력은 채널당 100W(8옴)이며, 주파수 범위는 0~100kHz의 광대역 재생으로 어떠한 소스의 재생에서도 완벽한 표현이 가능하다. 제품 내부는 전면 중앙에 대형 토로이달 트랜스를 중심으로 모노 블록의 출력부가 동일한 모듈로 양쪽 히트싱크에 결합되어 있다.

아날로그 입력 및 전원부는 별도로 분리되어 상하의 이중 구조를 가짐으로써 신호 경로와 전원공급 경로를 철저히 분리시켜 불필요한 신호 경로의 전기적인 간섭과 노이즈에 대비하고 있으며, 아날로그부의 전원 공급은 정전압 회로를 통해 안정적으로 전압을 유지시켜 주고 있다.

내부의 모든 부품들은 모듈화되어 정갈하게 정리되어 있는데, 동사는 전통적으로 모든 제품의 부품을 보드 어셈블리 방식의 모듈 타입으로 적용하여 공용화하고 검증된 모듈들로 구성함으로써 제품 제작시 세심한 배려와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번 시청은 부메스터 CDP 061과 스피커로는 윌슨오디오 사샤와 카르마 미니를 차례로 연결하며 리뷰를 진행하였는데, 두 스피커 모두 082 인티앰프의 파워에 순응하듯 쉽게 울려 퍼졌다.

먼저 첫 곡은 오라토리오를 선곡했는데, 하이든의 '천지창조'를 르네 야콥스가 지휘하는 리아스 체임버 합창단과 프라이부르크 바로크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들어보았다. 도입부의 웅장함, 격동적이고 엄숙한 연주의 분위기가 고스란히 전달되어 자연스러운 음장감이 형성되었으며, 종주부의 폭발적인 에너지는, 과연 내가 출력 100와트의 인티앰프를 시청하고 있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의 에너지감을 내 주었다.

연주곡으로 들어본 자크 루시에 트리오의 '바이올린과 퍼커션 협주곡'에서는 연주의 중심에 있는 안드레 알피노의 드럼 연주가 조심스러우면서도 에너지를 간직한 중립적인 사운드로 전달되었고, 심벌의 울림은 간결하고 과장이 없다. 이 곡에서는 드럼이 쉽게 퍼져 정확한 드럼의 임팩트를 들려주는 경우가 많지 않은데, 082는 비록 100W의 출력이지만 부족함을 전혀 찾아 볼 수 없었다.

유난히 규모가 큰 음반을 계속 선택하게 만들었는데, 이어서 들어본 차이코프스키 '로미오와 줄리엣' 서곡을 네메 예르비가 지휘하는 고덴부르크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들어 보면 앞서 들었던 하이든의 오라토리오에서의 긴장감과 달리 극적인 요소를 중시한 해석을 잘 표현해주고 있다. 정확한 완급 조절은 물론 주제 테마의 연속적인 울림에서도 관현악기들이 흔들림 없이 분해력을 통해 정돈된 사운드를 표현해주고 있다.

082 인티에서는 과거 부메스터의 사운드에 비해 다소 부드럽게 순화시켜 놓은 듯 강력한 구동력을 기반으로 절제력을 지닌 순화된 사운드를 함께 들려주었다. 소스 기기로 사용된 061 CDP의 성능과 윌슨오디오 사샤 스피커의 매칭은 기대 이상의 베스트 매칭으로 여겨졌는데, 그만큼 082 인티 앰프는 스피커에 대한 거부감 없이 소스 기기의 성능을 최대한 발휘해줄 수 있는, 출중한 능력을 가진 인티 앰프임을 증명해 보인 결과다.

일체형 제품이지만, 앞서 언급한 프리부와 파워부의 노하우가 반영된 모듈화된 제품 구성을 통해 개별 하드웨어 영역의 철저한 완성도가 사운드를 통해 고스란히 반영되어, 장르에 따른 편견 없이 에너지, 여유, 긴장감의 세 가지 요소를 모두 만족시켜 주고 있다.

최근에 출시된 여러 제품 가운데서도 가장 주목해야 할 인티 앰프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부메스터의 잠재력과 성능이 한 번도 실망을 안겨준 적이 없었던 기억을 더듬어 본다면 082 인티 앰프는 반드시 한 번 경험해볼 만한 제품으로 추천하고 싶다.

글/장현태

하이파이클럽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