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ser Time

서덜랜드의  레이저 빔은 아날로그 재생 속도의 정확도를 높여준다.

건전지로 구동되는 포노앰프를 소개하고 있는 미국의 서덜랜드 엔지니어링에서  이번에는 "타임라인"이라는 제품을 내놓았다. 회사의 사장이면서 제품의 디자인을 주도하고 있는 론 서덜랜드라는 인물은 개인적인 취미의 영역에서도 아날로그 재생 마니아로 알려져 있는데 이번에 개발한 제품은 레코드 플레이어의 회전 속도를 튜닝할 수 있는 디바이스를 클램프의 모습으로 만든 제품이라고 한 마디로 설명 할 수 있겠다. 제품의 개념은 다음과 같다. 직경 3인치, 높이 1.75인치의 사이즈로 만든 알루미늄 덩어리 속에 매우 정교한 타이밍으로 레이저를 쏠 수 있는 회로를 넣어서 턴테이블이 회전하는 동안 외부로 쏘는 레이저 빔이 눙에 보이는 일정한 장소에 맺히면 속도가 정확하다는 것이다. 만일 레이저 빔이 맺히는 장소가 돌면서 오른쪽으로 가면 속도가 너무 빠른 것이고 반대로 왼쪽으로 가면 속도가 느린것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상단에 있는 토글스위치를 통해 레이저 빔을 없애거나 33회전, 45회전에 맞추어 빔을 발사할 수가 있다. 클램프로서의 역할도 훌륭하게 수행한다고 소개하고 있는데 그리 무겁지 않아서 플로팅 방식에 턴테이블에도 무리없이 사용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게다가 하단부에는 뒤퐁사가 개발한 특수 폴리에테르 물질인 데를린(derlin)을 부착해서 음반과 접촉하게 되어 있는데 이것이 음질 튜닝의 비결인 듯하다.

필자가 지난 수년간 턴테이블의 스피드를 체크하는데 사용하는것은 오라클 오디오에서 만든 얇은 스트로브 디스크이다. 턴테이블 속도 체크 뿐만 아니라 오버행, 아지무스 등을 조정하는 기능이 제공되어 매우 편한 물건이다. 서덜랜드으ㅢ 타임라인을 통해 스피드와 스트로브디스크가 보여주는 속도가 일치하지 않는다면 필자는 그동안 음악을 잘못된 속도로 들어왔다는 의미가 된다.

일단 마이크로 세이키 턴테이블 1500VG 턴테이블에 디스크를 올려 놓고 그 위에 타임라인을 올려 놓았다. 그리고 턴테이블 후면 벽의 한곳을 정해서 그 장소를 레이저가 쏘도록 해 놓고, 포스트잇으로 그 장소를 정확히 찍어 놓은 후 스트로브 디스크가 정속이라고 보여주는 속도로 맞추어 턴테이블을 돌리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두 가지 방법으로 조정하는 스피드가 편차가 없었다. 다시 말해서 타임라인의 레이저 빔에 회전할 때 같은 장소에 점을 찍는 속도에서 스트로브 디스크도 정확히 33회전을 가리키고 있었다는 말이 되는 것이다. 한편 빈티지 턴테이블에서는 좀 상황이 달랐는데  토렌스 124-2에 올려 놓고 레이저 빔이 찍히는 장소를 보니 미세하게 좌우로 왔다 갔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다시 말해서 토렌스의 회전속도가 다소 일정치 않다는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평상시에 귀로 들어서 잘 알기 어려운 미세한 스피드 변화를 직접 눈으로 보게되는 것이 흥미로웠다. 빈티지 턴테이블을 구동하는 이들에게 있어서 타임라인은 좋은 "청진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레코드 클램프로써 타임라인의 기능도 주목할 만한 했는데, 그 소리의 배경에는 하단부에 부착되어 있는 데클린소재가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알루미늄 플래터에 직접 음반을 올려 놓고 진공으로 흡착하는 형식으로 구동되는 마이크로 세이키 1500VG 위에 올려 놓으니 소리의 표정이 많이 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는데,  음상의 포커스가 명확해지면서 피치가 더욱 정확해지는 느낌을 들었을 뿐만 아니라 대규모 관현악곡 포르티시모에서 다소 공격적으로 묘사되는 고음역을 나름대로 말끔하게 정리해 주는 역할을 하는것 같았다.  매우 재미있는 물건이다.  

- 허영호 - 하이파이초이스 / 200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