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JPS 랩스의 제품을 접할 때마다 곤혹스럽다. 케이블이 굵고 뻣뻣해서 리뷰를 의뢰 받을 때마다 랙 뒤로 들어가서 연결하기가 쉽지 않고 게다가 무겁다. 두 번째는 높은 가격. 하지만 정작 더 고민하게 하는 것은 일단 세팅을 하고 시간이 지나면 좋은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되어 제품을 돌려 보내기가 싫어진다는 점. 이전에 알루미나타 스피커 케이블을 짧은 시간이었지만 시스템에 매어보고는 그 소리에 매료되어 버렸다.

이번에 시청을 의뢰 받은 것은 알루미나타 시리즈의 전원 케이블이다. 케이블은 얇은 알루미늄 케이스에 포장되어 있는데, 이전 동사의 톱 모델이었던 Kaptovator를 능가하는 제품이라는 평가가 국내외로 내려져 있는 모양이다. 사실 Kaptovator나 이전의 AC 파워 코드 모두 뛰어난 평가를 받고 있었기 때문에 도대체 어떤 소리가 나올지 무척이나 궁금했다. 이전 제품들의 경우 주로 CD 플레이어에 많이 사용했는데 소스기기에 연결했던 이유는 개인적인 성향 탓도 있겠지만 더 넓은 무대감과 배경의 정숙함이 배가되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파워 앰프에 힘이 더 붙은 듯한 청감상의 구동능력을 더 크게 느끼도록 하는 것은 이 회사만의 독특한 사운드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도 레졸루션 오디오 CD-50에 연결해 봤고, 본가에 있는 크렐의 SBP-64 컨버터나 와디아 27x 등에 물려보기로 했다. 앞서 언급한 알루미나타 스피커 케이블과는 배경의 정숙도나 넓어진 무대감은 공통적인 특징이지만, 전원 케이블은 더 적극적이고 에너지가 넘치는 쪽으로 사운드 컨셉이 잡혀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특히 구형 AC 파워 코드와 비교(사실 서로 비교가 되지 않지만)할 때 에너지의 쏟아내는 표현력에서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강력하다. 사실 이제는 퇴물급에 속하는 레졸루션 오디오 CD 플레이어를 아직도 버리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가지런한 밸런스 때문이긴 하지만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는 것은 저역의 탄력감과 에너지였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알루미나타 전원 케이블은 이를 간단하게 해소해 버려 약간 속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분명히 최고 수준에 있는 전원 케이블임에 틀림없으나 스피커 케이블과는 다소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이번에는 어느 기기에 사용할 것인지를 심사숙고해야 할 듯하다. 프리앰프에 매어 본 결과는 활달하고 힘이 넘치는 양성인 표현이 좋긴 하지만 약간 표현이 과하게 나오는 경향이 있기에 소스 기기 쪽이나 파워 앰프의 표현력이 다소 무른 기기라면 어느 정도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번에도 예외 없이 비싼 가격에 마음이 아프긴 하지만 효과를 확실히 볼 수 있는 제품이라 여겨진다. [신동휴]